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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용품

아직도 타오르는 작은 불꽃! - 기린표 통성냥

얼마전 우연히 통성냥을 보게 되었고, 부탁을 해서 하나 얻어왔다.

기린표 통성냥...
예전에 통성냥 제품을 떠올려보면 기린표 이외에 아리랑, 유엔, 낙타표 등이 생각난다.

우리집에서는 유엔 통성냥을 많이 섰던 걸로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추억속에나 있을 법한 통성냥을 만나니 눈물이 날 정도로 이상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그 이유는 할아버지 때문이다.

어릴적 할아버지를 좋아했던 나는 할어버지를 졸졸 따라다녔다.
할아버지는 곰방대로 담배를 피우셨는데, 곰방대에 담배잎을 채우면 내가 통성냥에서 성냥을 꺼내 불을 붙히곤 했다.

내가 군대가기전까지 우리 시골은 아궁이에 불을 때는 온돌집 즉 옛날 한옥집이었다.
그래서 항상 부엌에 가면 이 통성냥이 있었다.

손자 사랑만큼이나 며느리 사랑도 끔찍했던 할아버지...
아침잠이 많았던 어머니 대신에 일찍 일어나셔서 여러 아궁이에 불을 지피셨다. 결국 할아버지의 아침시작은 통성냥에서 성냥의 불을 지피고, 곰방대로 담배를 피우면서 시작하셨다.

가끔 시골에 가서 밖에 솥을 걸고 불을 지필 때면 어머니는 할아버지 이야기를 하신다.


어릴적 추억도 많은 상품이다.
불장난의 시작이었고 또 잘못하다가 성냥이 빼곡한 통성냥에 불이 붙혀 대형사고를 낼뻔한 적도 있었다~^^

위 성냥 옆면의 표어도 초등학교 다닐때 불조심 포스터에 많이 사용하던 문구였고, 포스터 그림에 통성냥을 그리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이 제품을 집에 가지고 있다면 아이들 손에 안닿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예전에 통성냥의 성냥개비로 탑을 쌓던 기억도 난다.
친척 누나가 놀러오면 둘이 하나씩 쌓아올려서 멋진 탑을 만들었던 기억들...
그리고 할아버지나 아버지에게는 이쑤시개 대용으로 사용되기는 했던 통성냥...

이제 추억의 저편에 있는 기억들이다.



기린표 통성냥에 대해 알아볼려고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안타까운 신문기사를 봤다.

* 부산일보  2007. 06.08 기사
=> "60년 불꽃 반드시 지키겠다"

- 성냥 산업이 사양산업인만큼 기린표 통성냥을 생산하는 경남산업공사가 버티기 힘들 정도의 경영난에 빠져있다는 기사이다.

혹시나 해서 동네 슈퍼에 통성냥을 파는지 물어보았다. 역시나 위 신문기사 내용데로,  슈퍼 주인분들의 말씀은 도매상가나 가야 살 수 있는 제품이라고 했다.

사용하기 편한 1회용 라이터, 생활형태 변경으로 인해 더이상 성냥의 수요가 없으므로 당연한 현상이지만 왠지 안타까운 마음은 금할 수 없다.

예전에 개업선물로 많이 나갔던 제품이 통성냥이다.
지금도 이러한 측면으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이벤트성 제품으로 판로를 넓히면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예를 들어, 통성냥이 어울릴법한...
막걸리집이나 투다리 같은 술집의 각 탁자마다 이런 제품들을 갔다 놓으면 손님들에게도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좋을 것 같다.
물론 용도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도 있지만, 탑쌓기용이나 이쑤시개 대용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나이 많이 든 분들에게는 추억을, 젊은층에게는 신선함을 주지 않을까?

이런 가게를 하시는 분들은 손님 서비스용으로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