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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처럼 듣고 서희처럼 말하라

- 부모가 자녀에게 권하는 행복한 삶의 지혜

정몽주의 ‘단심가’와 이방원의 ‘하여가’. 우리 모두가 한 번은 들었을 법한 시조들이다. 쓰러져가는 고려에 일편단심 목숨 바쳐 충성을 다하려는 정몽주, 그리고 정몽주의 마음을 돌려 조선 건국에 동참시키려는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 여기서 보통은 정몽주의 인품을 높이 산다. 하지만 청주교육대학교 박성희 교수는 삶을 대하는 태도라는 면에서 볼 때는, 절대적인 가치에만 얽매이지 말고 마음을 크게 열어놓을 수록 인간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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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황진이, 평강공주와 온달, 이항복…. 박 교수는 저서 "황희처럼 듣고 서희처럼 말하라"에서 재미있는 우리 역사를 통해 유연한 사고, 공감적 대화, 우정, 연애, 진로 등의 주제를 풀어 놓았다.

저자는 교육현장에서 현장성이 강한 상담 지식을 보급하는 데 오랜 세월을 보냈다. 대학교수가 쓴 책이라고 하면 일단 “어렵고 딱딱할 것”이라거나 “혹은 재미가 없을 것”이라는 선입관을 갖고 대하는 경우가 많지만,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이 책을 읽다보면 그런 생각은 어느덧 사라질 것이다.

“쑥쑥 자라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애틋한 정도 늘어가고, 아이들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얘기들을 그럴 듯하게 해주고 싶은데 생각처럼 그게 잘 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일단 상황이 이를 허락하지 않고, 설사 상황이 허락된다고 해도 그동안 해보지 않은 일이라 쑥스럽기도 하고,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어쩌다 어설프게나마 아이들 앞에서 이런 마음을 열어 보일 때도 있지만 아이들 반응이 영 시원찮아서 차라리 하지 말걸 하고 후회하기도 한다.”

요즘 부모들의 공통적인 고민이 아닐까? 이 책의 저자 박성희 교수는 이와 같은 고민 끝에 부모의 마음을 잘 표현해줄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책을 생각해냈다고 말한다.

요즘 출간되는 책을 살펴보면 '부모가 자녀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를 다룬 내용은 많지만 대부분이 뻔한 설교와 훈화 형태로 기술되어 있거나 성공과 경쟁을 위한 요령, 기술 및 전략을 가르치는 데에 집중되어 있다. 이런 내용을 가르치는 데 앞서 아이들의 삶을 떠받치고 이끌어 갈 중요한 가치와 태도를 가르칠 수 있는 글이 필요하다. 이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던 저자가 직접 부모로서 자녀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인생의 선배인 역사 속의 인물을 통해 부모와 자녀가 모두 공감할 수 있도록 알기 쉽게 구성하였다.

“황진이도 반하게 하라. 단심가를 버리고 하여가를 취하라. 황희처럼 듣고 서희처럼 말하라.”

사뭇 도전적인 이 카피들이 이 책의 꼭지제목들이다. 삶에서 한 번 쯤 고민하는 문제들을 역사 속의 인물들을 화두로 하여 절묘하게 풀어가는 이야기 솜씨는 물론이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며 상담 지식과 버무려 놓아 술술 읽히면서도 곱씹어가며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쉽고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 속에 되새겨 볼 내용들을 담은 이 책은 부모가 먼저 읽은 후에 자녀가 읽도록 하면 더 좋을 것이다. 자녀에게 읽힐 거리로 쓴 글이지만 부모가 함께 읽고 생각해야 할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진 ‘성공신화’와 ‘교육신화’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보여주는 글을 대할 때 부모들은 조금 심각해져야 할 것이다.

"황희처럼 듣고 서희처럼 말하라"

박성희 저 | 224면 | 8,500 원 | 이너북스


- 2007년 6월 25일 (월)

도서출판 학지사 http://www.hakj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