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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후속작으로 오랫동안 기다려 온 책이었다.
2008/10/17 - [책] -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 독자에게는 즐거운 나날을...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에서는 전편의 매듭을 적당히 풀어놓은 것 같다.
글쎄... 꼬인 매듭이 그렇게 시원하게 풀어낸 것 같지는 않지만 책을 읽으며 그속에 빠져버린다.

윤희와 선준 아버지와의 갈등, 선준과 윤희의 줄다리기, 그외 재신과 용하, 정조와의 긴 고리가 이어지며 두권의 책이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게한다.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1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정은궐 (파란미디어,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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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2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정은궐 (파란미디어,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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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금 4인방, 지금의 f4 부럽지 않은 멋진 캐릭터들이다.
남장여인 윤희, 엄친아 선준, 야생마 재신, 바람돌이 용하...
그 나름데로 그 시대 최고의 특기(?)를 가진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각자 당파가 틀린 인물이지만 깊은 우정을 바탕으로 각자의 능력을 상호보완 해가며 위기를 거쳐나간다.

그런 인물들을 정조는 알아보고 규장각에 무리수를 두어서라도 넣고 싶었던 건 아닐까?
그중에 가장 정조에게 도움이 될 인물이라면 돈(경제)과 사람에 밝은 용하가 아닐가 한다.
물론 정조가 가장 무시했던 인물 중에 하나였지만... 암행어사를 보내며 그 무서운 능력을 알게된다.

재신이 가장 남자답고 시원시원한 인물로 나와 매력있는 캐릭터로 느껴지지만, 가장 이 책에서 입체적인 인물은 용하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들의 후속작이 나온다면 내용상 용하의 활약이 돋보일 것 같다.

이런 구용하 같은 인물과 더불어 나머지 세명과 같은 신하가 있었다면 정조의 시대가 역사처럼 끝나지 않았고, 조선의 마지막이 비참하게 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만약 이책의 후속작이 나온다면 소설속의 상상속에서나 정조의 의지가 펼쳐지는 내용을 그리는 것도 어떤면에서 의의가 있지 않을까?

남장여인에서 규장각 각신으로 태어나는 윤희를 보며 조선시대의 폐쇄성을 개혁군주 정조는 슬퍼했을 것이고, 이책 내용에서도 정조는 슬퍼한다. 여자이기에 신하될 수 없는 인물이었기에...

하여튼  '정조'가 나오는 이야기는 그 끝이 정조의 죽음, 그리고 개혁실패라는 낭떠러지이기에 슬프다.


남장여인의 삶을 통해 본 조선시대의 모습, 그중 정치권력의 어두움 부분은 다른 어떤 윤희가 지금 시대에 보고 있을 것이다.

은근히 여행떠나는 잘금 4인방의 뒷이야기, 후속편을 기대한다.